여름 정원-25

루엘리아

by 박용기
121_6854-56-st-s-Summer garden-25.jpg 여름 정원-25, 루엘리아


여름 정원에는
물기를 머금은 보랏빛 생명도 피어납니다.


초록의 풀잎 사이로

나팔꽃이나 페튜니아를 닮은 꽃을 내밀고 있는

루엘리아(Ruellia simplex)라는 꽃입니다.


루엘리아는 목나팔, 우창꽃, 혹은 멕시칸페튜니아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페튜니아와는 친척관계는 아니라고 합니다.

가문으로 보면 쥐꼬리망초과에 속하는 풀꽃입니다.


나팔꽃처럼 하루만 피고 지는 꽃입니다.

보라색 꽃이 하루만 피고 스러져서 일까요?

꽃말은 '신비로움'입니다.

대신 생명력이 강해

가지를 꺾어 땅에 꽂기만 해도 잘 산다고 합니다.

물론 씨로도 번식합니다.



쓰레기 불법 투기로 골치가 아팠던 어떤 마을에서

경고 팻말 대신 그곳을 꽃밭으로 만들었더니

쓰레기 불법 투기가 사라졌다고 합니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사람들은 꽃밭을 보면서

꽃밭을 만들고 가꾸는 사람들의

정성과 선의를 존중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은 말하지 않았지만

우리 마음을 착하게 만드는

꽃들의 신비로운 에너지 때문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하루만 피고 지는 루엘리아의 꽃밭도

그곳을 가꾸는 사람들의 손길이 있고,

또 생명이 자라고 꽃을 피울 수 있게 인도하시는

보이지 않는 손길도 있는

참 신비로운 곳입니다.


꽃밭을 바라보는 일

이러한 신비로움을

가슴으로 느끼는 일입니다.




꽃밭을 바라보는 일 / 장석남


저, 꽃밭에 스미는 바람으로

서걱이는 그늘로

편지글을 적었으면, 함부로 멀리 가는

사랑을 했으면, 그 바람으로

나는 레이스 달린 꿈도 꿀 수 있었으면,

꽃 속에 머무는 햇빛들로

가슴을 빚었으면 사랑의

밭은 처마를 이었으면

꽃의 향기랑은 몸을 섞으면서 그래 아직은

몸보단 영혼이 승한 나비였으면


내가 내 숨을 가만히 느껴 들으며

꽃밭을 바라보고 있는 일은

몸에, 도망온 별 몇을

꼭 나처럼 가여워해 이내

숨겨주는 일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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