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정원-26

초롱꽃

by 박용기
여름 정원-26, 초롱꽃



종 모양의 흰 꽃이
수목원의 대나무 숲 앞에
청초한 모습으로 피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초롱꽃에는 종지기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나 봅니다

옛날 종을 사랑하는 종지기가 있었습니다.

정확한 시간에 맞춰 늘 종을 쳤습니다.

사람들은 그 종소리를 듣고

생활에 필요한 시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새로 부임한 원님은 종소리를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종 치는 일을 금지시켰습니다.

가족도 없이 종 사랑으로 살아온 종지기는

너무 슬픈 나머지

높은 종각에서 뛰어내려 죽고 말았습니다.


그 후 그 자리에 종 모양의 꽃이 피어났다고 하는데

이 꽃이 바로 초롱꽃이라고 합니다.


초롱꽃의 학명은 Campanula punctata LAM.입니다.

"캄파눌라"라고 하는 속 이름은

라틴어로 작은 종을 의미합니다.

꽃이 종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초롱꽃의 꽃말은 감사, 성실, 충실,

그리고 은혜 등 다양합니다.


이제 무더위의 절정인

8월을 시작하면서

더위 속에서도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음을 감사하면서

청초하게 초롱초롱 피어난

초롱꽃을 보내드립니다.




초롱꽃 / 이해인

내 마음은

차고 푸른 호수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오시면

뜨겁게 움직이는

화산입니다


당신이 사랑으로

내 이름을 불러주시면


조금 더 총명해지고

조금 더 겸손해지고

조금 더 믿음이 깊어지는

한 송이 꽃입니다


당신의 발걸음을 들으면

고요한 마음에 파문이 이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맨발로 뛰어나가는


참 어쩔 수 없는

초롱초롱

초롱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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