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바다-2

by 박용기


창밖에 동해가 있습니다.


쉼을 위해 고성으로 잠시 다녀온 여름휴가.


창으로 한가득 동해가 펼쳐진 호텔에서

이른 아침을 맞았습니다.


동해 위로 붉게 뜨는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잠을 양보하고 일어나 바라본 동쪽 하늘엔

금방이라도 해가 솟아오를 것처럼

붉은 기운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이게 절정이었습니다.

해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이내 붉은 기운도 사그라들고 말았습니다.


살다 보면

이렇게 잔뜩 기대했던 일들이

물거품이 되는 일도 참 많습니다.


그래도 창밖에 동해가 있고,

그 어딘가에서 분명

붉은 해가 떠올랐을 것입니다.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는 것들이 분명 있습니다.

오늘도 저를 지켜주시는

하나님처럼.......



Pentax K-1

HD PENTAX-D FA 24-70mm F2.8ED SDM WR

24mm, ƒ/4.5, 1/50s, ISO 400





창 밖에 동해가 있다 / 박종헌

그것이 논밭을 갈고
땅심을 돋우는 일이 아니라면
가슴 속 이랑을 가꾸고
씨뿌리는 노래가 아니라면
여기 이렇게 창 밖의 동해를 바라보아야 한다.
설악을 타고 내린 눈바람도 활짝 날개를 펴는 곳
마른 풀잎 하나에도 말씀이 있듯
바닷속 암초들이 꿈틀거리고, 때론
갈매기 하얀 날개짓 사이로 반짝이는 태양.
창밖엔 온통 비릿한 살내음이다
동해와 설악이 만나고
바다와 하늘이 살 비비며 지새운 한밤
원산 바닷물도 하나가 되고
푸른 속살 가르고 떠오른 태양 아래
그림자 하나로 마주서야 하는 우리들.
일상에 베인 상처를 핥으며
여기 동해바다에서
파도에 철필을 눌러 쓰는 편지는
화해와 만남의 악수.
바람처럼 물길처럼
남쪽에서 북녘으로, 북쪽에서 남녘으로
서로가 이제는 떠나야 할 때.
창을 열면
우리 가난한 마음 속에 백두대간 맞닿는
동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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