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in nature-17

고추잠자리

by 박용기
Made in nature-17, 고추잠자리


여름의 끝을 미리 알리는
고추잠자리


가을 단풍처럼 빨갛게 물든 고추잠자리가

풀잎 위에 잠시 머무는 순간처럼

이제 여름도 잠시 머물다

떠날 채비를 합니다.


무덥고 축축해 힘들었던 기억과 함께,

빗소리와 바닷소리의 아름다운 기억들이

눈을 감으면

빗방울처럼 아롱집니다.


살면서 때로는

'이 순간을 멈출 순 없을까' 하는

아쉬운 행복의 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내 바람과는 상관없이 시간은 흘러가고

그 짧은 행복도 휙~ 지나갑니다.


익숙한 것 같지만

늘 새로움에 맞닥뜨리는 삶을 살면서

오늘은 또 어떤 바람이 불어와

잠시 쉬고 있는 내 마음 속 작은 고추잠자리를

날려 보낼지......


늘 이별은 연습이 되지 않는 쓸쓸함입니다.




고추잠자리/ 이남일


장대 끝 잠깐의 휴식은

메밀꽃 향기보다 편하다.

바람깃에 떠돌다 머문 곳

맴도는 날개 짓에

공허한 하늘이 파랗다.

떴다 앉다

이별연습을 반복하다

투명한 퉁방울 눈이

눈물로 가득하다

정작 이별이 두려운 것은

멀어지는 아픔보다

믿음을 잃은 슬픔때문이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200mm, ƒ/3.5, 1/400s, ISO 100


#Made_in_nature #고추잠자리 #여름의_끝자락 #이별_연습 #한밭수목원 #2022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여름 정원-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