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정원-34

메꽃

by 박용기
121_8914-22-st-s-Summer garden-34.jpg 여름 정원-34, 메꽃


8월의 땡볕 속에
서로를 의지하듯 모여 핀 메꽃


참 여리고 약해 보이는 꽃이지만

아침부터 여름 햇볕을 받으면서도

하루 종일 웃음을 잃지 않는 꽃입니다.


이 꽃들도

홍수희 시인의 시를 아는지

'네 근심이

나의 근심이 되고

네 기쁨이

나의 기쁨이 되는'

친구들이 모여

내일 피어야 할 꽃봉오리를

작은 그늘 속에 쉬게 합니다.


이제 무더위도 한풀 꺾인 숲가에서

머지않아 떠나갈

여름날들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메꽃 친구들의 소곤거림을 들으며

저도

8월을 떠나보낼 준비를 합니다.






그늘 만들기/ 홍수희


8월의 땡볕

아래에 서면

내가 가진 그늘이

너무 작았네


손바닥 하나로

하늘 가리고

애써 이글대는

태양을 보면

홀로 선 내 그림자

너무 작았네


벗이여,

이리 오세요

홀로 선 채

이 세상 슬픔이

지워지나요


나뭇잎과 나뭇잎이

손잡고 한여름

감미로운 그늘을

만들어 가듯

우리도 손깍지를

끼워봅시다


네 근심이

나의 근심이 되고

네 기쁨이

나의 기쁨이 될 때


벗이여,

우리도 서로의

그늘 아래 쉬어 갑시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5000s,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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