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정원-33

붉은토끼풀

by 박용기
여름 정원-33, 붉은토끼풀


"들판을 푸르게 하는 것은 잡초다"


이문조 시인은 그렇게 말합니다.

정말 여름 들판을 바라보면

녹색의 카펫에서 자라고 있는 풀들은

모두 잡초라고 불리는 풀들입니다.


아마 붉은토끼풀도

그중의 하나이겠지요.

하지만 꽃 사진을 찍는 저에게는

사랑스럽고 예쁜 들꽃입니다.


여름 풀밭에서

아무렇게나 자라나 꽃을 피우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아도

서러워하지 않고

제 삶을 충실하게 살다 가는 풀꽃입니다.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살다

하늘나라에 가기 전

다른 사람들에게

짐이 되지 않는 삶을 살기를

나이가 들면서 밤마다 기도합니다.


그런 삶을 살다 가는

여름 풀밭 위의 붉은토끼풀이

아름답고 부럽습니다.




들판을 푸르게 하는 것은 잡초다/ 이문조


저 푸른 들판을 보라

얼마나 아름다운가


들판을 푸르게 하는 것은

잘난 장미도 백합도 아니다


이름도 없는

있어도 불려지지도 않는

잡초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제각기 자리잡아

제 역할에 충실한 들풀


그들이 들판을 푸르게 한다

소리 없는

그들이 세상을 지탱한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80mm, ƒ/3.5, 1/40s, ISO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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