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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Oct 19. 2020

나를 붙잡는 순간들-19

미국쑥부쟁이

나를 붙잡는 순간들-19, 미국쑥부쟁이

카메라를 들고

천천히 걸어 외손녀를 데리러

초등학교 앞으로 걸어갑니다.


길가엔 미국쑥부쟁이가 잡초처럼

여기저기 꽂을 피우고 있습니다.


그중에 가지를 늘어뜨리고 피어있는 아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걸음을 멈추고 몸을 낮춰

꽃들과 눈높이를 맞춥니다.

서서 볼 때와는 전혀 다른 빛이

들을 비춰줍니다.


작지만 야무져 보이는 꽃송이들이

별처럼 빛났습니다.


한참을 바라보며 사진 몇 장을 찍다 보니

외손녀가 나올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나를 붙잡는 꽃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서둘러 학교 정문으로 갔습니다.


나를 본 외손녀가

아까 본 꽃처럼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고 뛰어왔습니다.


작은 행복이 아름답게 익어가는  10월입니다.


*

10월은/ 박현자


*

시월은

내 고향이다

문을 열면

황토빛 마당에서

도리깨질을 하시는

어머니


하늘엔

국화꽃 같은 구름

국화향 가득한 바람이 불고


시월은

내 그리움이다

시린 햇살 닮은 모습으로

먼 곳의 기차를 탄 얼굴

마음밭을 서성이다

생각의 갈피마다 안주하는


시월은

언제나 행복을 꿈꾸는

내 고향이다.



#나를_붙잡는_순간들 #미국쑥부쟁이 #동네_풀밭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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