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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Oct 23. 2022

숲 속 길

Trail in the forest

숲 속 길

Sony Alpha a6000

33mm, ƒ/4.0, 1/100s, ISO 3200


숲 속 길

2015년에 다녀온

제주도 절물휴양림의 아침 사진입니다.


이른 아침

안개가 드리워진

숲 속으로 이어진 숲길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떠올라

그때의 사진을 꺼내

새로운 감성으로 조금 다듬어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어느새

그 앞에 서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가을은 아름다운 추억을 소환하는 계절인가 봅니다.




추억 소환/ 이 채


인생 칠십이면 가히 무심 이로다.


흐르는 물은 내 세월 같고,

부는 바람은 내 마음 같고,

저무는 해는 내 모습 같으니

어찌 늙어보지 않고 늙음을 말하는가.


육신이 칠십이면 무엇인들

성하리오?

둥근 돌이 우연 일 리 없고

오랜 나무가 공연할 리 없고

지는 낙엽이 온전할 리 없으니

어찌 늙어 보지 않고 삶을 논하는가.


인생 칠십이면 가히 천심이로다.

세상사 모질고

인생사

거칠어도

내 품안에 떠 가는 구름들아

누구를 탓하고 무엇을 탐 하리오.


한 세상!

왔다 가는 나그네여

가져 갈수 없는 짐에

미련을 두지 마오.


빈 몸으로 와서

빈 몸으로 떠나가는 인생

무겁기도 하건만

그대는 무엇이 아까워

힘겹게 이고 지고 안고 사시나요?


빈손으로 왔으면 빈손으로

가는 것이 자연의 법칙 이거늘

무슨 염치로 세상 모든것을 다 가져 가려 합니까?


간밤에 꾼 호화로운 꿈도

지나고 나면 무상 할 뿐이지요.


어제의 꽃피던 봄날도

오늘의 그림자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데,


그대는 지금 무엇을 붙들려고

그렇게 발버둥 치고 있나요?


발가 벗은 몸으로 세상에 나와서

한 세상 사는 동안 이것저것

걸쳐입고 세상 구경 잘 했으면

만족하게 살았지요.

무슨 염치로 세상 모든 것을 가져

가려 합니까.


황천길은 멀고도 험하다 하는데

무슨 힘이 있다고 애착을 벗어 나지 못하는가


어차피 떠나 가야 하는 길이 보이면

그 무거운 짐일랑 다 벗어 던져 버리고

처음왔던 그 모습으로 편히떠나 보네시구려.


이승것은 이승의 것이니

아예 마음에 두지 마오.


떠날땐 맨몸 걸쳐주는 무명천 하나만 걸쳐도,

그대는 그래도 손해 본 것

없지 않소!      




#숲속_길 #trail_in_the_forest #제주도 #절물자연휴양림 #2015년_촬영 #2022년_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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