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취
Pentax K-1/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100s, ISO 100
키 큰 개미취는
삶의 짐이 무거운지
비스듬히 몸을 누입니다.
이 꽃의 이름을 들을 때마다
이름의 유래가 궁금해집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지기는
'꽃대에 개미가 붙어 있는 것처럼
작은 털이 나 있는 취나물'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꽃자루의 작은 털이
아무리 보아도 개미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개미'가 곤충 개미가 아니라
'연줄을 질기고 세게 하기 위하여 먹이는,
부레풀에 사기나 유리의 가루를 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보니 어렸을 때
연 싸움을 하기 위해
유리 가루를 밥에 섞어
신문지 등에 놓고 손으로 감싼 뒤
연줄을 통과시켜 거칠게 만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람들이 만들어 부르는 이름이야 어떠하던
본래 이 아이는
무언가 간질간질하거나 까칠하게 느껴지는
'개미'와는 사실 상관이 없는 아이입니다.
그냥 '키 큰 보라취'로 불러도 상관없겠지요.
가을 여행 중
개미취 간이역 앞에서
비스듬히 몸을 눕힌 꽃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내 삶의 무게도 가늠해 봅니다.
들국화/ 천상병
산등선 외따른 데,
애기 들국화.
바람도 없는데
괜히 몸을 뒤뉘인다.
가을은
다시 올 테지.
다시 올까?
나와 네 외로운 마음이,
지금처럼
순하게 겹친 이 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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