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용기 Nov 07. 2022

사라져 가는 것들-2

가을 편지

사라져 가는 것들-2,  가을 편지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07.5mm, ƒ/3.5, 1/1000s, ISO 100



가을이 깊어가 듯
아래로 향한 무당벌레의 발걸음도 빨라집니다.


가을이 되면 생각나는 노래가 있습니다.

김민기의 '가을 편지'입니다.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요즘 사람들에겐 사라져 가는 것들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저 역시 

손 편지를 쓴 지가 얼마나 되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가족들의 생일 카드에 

짧게 쓴 손글씨 축하글 이외에는.


사라져 가는 것들은

대부분 새로운 대체품이 있거나

무언가 잘못된 것들이겠지만

때로는 아쉽고 소중한 것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가을이 다 가기 전

마음속에서나마

'가을 편지'를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1월의 기도/ 이임영


어디선가 도사리고 있던

황량한 가을 바람이 몰아치며

모든 걸 다 거두어가는

11월에는 외롭지 않은 사람도

괜히 마음이 스산해지는 계절입니다


11월엔 누구도

절망감에 몸을 떨지 않게 해 주십시오

가을 들녘이 황량해도

단지 가을 걷이를 끝내고

따뜻한 보금자리로 돌아가서

수확물이 그득한 곳간을 단속하는

풍요로운 농부의 마음이게 하여 주십시오


낮엔 낙엽이 쌓이는 길마다

낭만이 가득하고

밤이면 사람들이 사는 창문마다

따뜻한 불이 켜지게 하시고

지난 계절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사랑의 대화 속에

평화로움만 넘치게 하여주소서


유리창을 흔드는 바람이야

머나먼 전설 속 나라에서 불어와

창문을 노크하는 동화인양 알게 하소서!




#사라져_가는_것들 #가을_편지 #억새 #무당벌레 #동네 #2022년

매거진의 이전글 가을 아침 햇볕 한 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