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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Dec 19. 2022

가을의 초상-4

떨림

가을의 초상-4, 떨림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200mm, ƒ/3.5, 1/500s, ISO 200


떨림으로 만나는 초겨울

초겨울의 동네 숲은 

낙엽과 몇 남지 않은 

단풍잎으로 썰렁했습니다.


싸늘한 바람이 스쳐 지날 때마다

하나 남은 단풍잎은

떨면서 견뎌내는 모습이

우리네 삶을 닮아있었습니다. 


초겨울 숲에서

힘겹게 남아있는 가을의 초상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떨림 / 靑涓 박용기


초겨울 바람이

하나 남은 단풍잎을 스치고 지나가면

단풍잎은 한참을 

작은 떨림으로 흔들린다


지나간 바람이 혹시

자신을 부르는 소리일까 하고


그때마다 단풍잎에서는

붉은 가을물이 뚝뚝 떨어지고

내 마음속에서도

가을이 시리게 멀어져 간다


혼자 남는다는 것

참 외롭고 쓸쓸한 일이지만

이 마저 지고 나면

가을이 영영 잊힐 것 같아

단풍잎은 초겨울 찬 바람을

떨림 속에 견뎌낸다


산다는 것도 이렇게 

무수한 가슴속 떨림으로 

찬바람을 견뎌내는 일




#가을의_초상 #단풍잎 #마지막_잎 #떨림 #초겨울의_숲 #동네 #자작시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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