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200mm, ƒ/3.5, 1/500s, ISO 200
떨림으로 만나는 초겨울
초겨울의 동네 숲은
낙엽과 몇 남지 않은
단풍잎으로 썰렁했습니다.
싸늘한 바람이 스쳐 지날 때마다
하나 남은 단풍잎은
떨면서 견뎌내는 모습이
우리네 삶을 닮아있었습니다.
초겨울 숲에서
힘겹게 남아있는 가을의 초상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떨림 / 靑涓 박용기
초겨울 바람이
하나 남은 단풍잎을 스치고 지나가면
단풍잎은 한참을
작은 떨림으로 흔들린다
지나간 바람이 혹시
자신을 부르는 소리일까 하고
그때마다 단풍잎에서는
붉은 가을물이 뚝뚝 떨어지고
내 마음속에서도
가을이 시리게 멀어져 간다
혼자 남는다는 것
참 외롭고 쓸쓸한 일이지만
이 마저 지고 나면
가을이 영영 잊힐 것 같아
단풍잎은 초겨울 찬 바람을
떨림 속에 견뎌낸다
산다는 것도 이렇게
무수한 가슴속 떨림으로
찬바람을 견뎌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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