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6, 겨울 하늘과 겨울 나무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60mm, ƒ/3.5, 1/125s, ISO 200
12월 중순이 되니
갑자기 겨울이 깊어진 느낌입니다.
아직 겨울 사진과
겨울 이야기가 준비되지 않은 저로서는
마치 가을 옷을 입은 채
겨울 벌판에 서게 된 느낌이랄까요?
삶이란 종종 이렇게
준비되지 않은 채
새로운 상황에 놓이곤 합니다.
그래도 겨울이니
급하게 겨울 사진 하나를 올립니다.
나뭇잎을 모두 떨구고
맨몸으로 겨울 속에 놓인 겨울나무도
눈 내리는 날이면 아마 행복할 것 같습니다.
모든 걸 내려놓은 빈 마음에는
하늘에서 내리는 흰 눈은 축복이 되고
나무 끝에 찾아온 까마귀 한 마리도
반가운 손님이 될 테니까요.
겨울은 우리에게
내려놓음의 행복을 가르쳐주지만
그걸 실천하는 일은 어디 쉬운 일인가요?
그래도 많은 겨울을 겪고 나면
조금씩 깨달아 갈 수 있겠지요.
겨울 나무/ 박신영
목필로 쓴 시 한 조각
내 등에 얹혀
앓는 소리같이
기다림은
외로움보다 더 깊이
나를 흔들어 깨운다
받아들이지 못해 휘어진
내 하루치의 행복은
눈발로 뛰어 내리고
살아서 아픈
뿌리로 견디는 세월
끊어질 것 같은 절박함에도
찬바람 속에 맨 몸으로 서서
가지마다 현을 켠다
#하늘 #겨울나무 #눈 #까마귀 #장수 #202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