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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Dec 14. 2022

하늘-6

겨울하늘과 겨울나무

하늘-6, 겨울 하늘과 겨울 나무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60mm, ƒ/3.5, 1/125s, ISO 200


12월 중순이 되니
갑자기 겨울이 깊어진 느낌입니다.

아직 겨울 사진과

겨울 이야기가 준비되지 않은 저로서는

마치 가을 옷을 입은 채

겨울 벌판에 서게 된 느낌이랄까요?

삶이란 종종 이렇게

준비되지 않은 채

새로운 상황에 놓이곤 합니다.


그래도 겨울이니

급하게 겨울 사진 하나를 올립니다.


나뭇잎을 모두 떨구고

맨몸으로 겨울 속에 놓인 겨울나무도

눈 내리는 날이면 아마 행복할 것 같습니다.


모든 걸 내려놓은 빈 마음에는

하늘에서 내리는 흰 눈은 축복이 되고

나무 끝에 찾아온 까마귀 한 마리도

반가운 손님이 될 테니까요.


겨울은 우리에게

내려놓음의 행복을 가르쳐주지만

그걸 실천하는 일은 어디 쉬운 일인가요?

그래도 많은 겨울을 겪고 나면

조금씩 깨달아 갈 수 있겠지요.



겨울 나무/ 박신영


목필로 쓴 시 한 조각

내 등에 얹혀

앓는 소리같이


기다림은

외로움보다 더 깊이

나를 흔들어 깨운다


받아들이지 못해 휘어진

내 하루치의 행복은

눈발로 뛰어 내리고


살아서 아픈

뿌리로 견디는 세월


끊어질 것 같은 절박함에도

찬바람 속에 맨 몸으로 서서

가지마다 현을 켠다



#하늘 #겨울나무 #눈 #까마귀 #장수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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