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 열매와 빗방울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2, 1/100s, ISO 100
붉게 익은 남천 열매 끝에 매달린 겨울 빗방울은
참 따뜻게 느껴집니다.
겨울비의 느낌은 차갑고 쓸쓸하지만
붉게 익은 남천 열매를 만나면
이렇게 따뜻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겨울비가 내리는 날.
외손녀를 데리러 가 학교 앞에서 기다리는 사이
어느 단독주택의 담 너머로
삐죽이 나온 남천 열매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열매마다 말갛게 빗방울을 달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맑고 고와
사진에 담고 보니
겨울비 느낌보다는 오히려
봄비의 느낌이 듭니다.
한 해를 정리하는
12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이 시간
건강하게 잘 살고 있으니
이 한 해는 잘 산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맑은 빗방울을 들여다보며
다가오는 새해 365개의 날들도
사진 속 빗방울처럼
맑고 고운 날들이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니
혹시 비가 내리는 날과
바람 부는 날이 있겠지만,
모두를 잘 이겨내고
연말이 되면 이렇게
맑은 감사의 기도를 드릴 수 있기를 바라며
한 해를 마감해 갑니다.
겨울비/ 신순균
다사다난 했던
길목에서
한 해를 접는 어느 날
비가 내린다
지난 날을
뒤돌아 볼 겨를도 없이
가을은 가고
벌써 겨울이 온다
겨울에 내리는 비
밭에도 산에도
대지 위에도
사람들의 마음에도 내린다
메마른 마음에 내린
비 때문에
오늘을 정리하고 내일을 다시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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