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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Oct 24. 2020

나를 붙잡는 순간들-24

고마리

나를 붙잡는 순간들-24, 고마리



가을로 접어들면
물가에 피어나는 며느리밑씻개를 닮은 꽃이 있습니다.




하지만 며느리밑씻개보다는 훨씬 우아한 아이입니다.


앙증맞은 작은 꽃들이 고만고만하게 모여 핀다고

‘고만이’에서 ‘고마리’로.


잡초의 특성상 번식력이 뛰어나 그만 자라라고 ‘고마리’.


하지만 연못에서 정화능력이 뛰어나

고마운 식물이라는 의미로

‘고마운 이’에서 ‘고마리’로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쨌든 가을이면

이 아이를 보고 싶어

늘 찾아 나서는 나에게

올해에도 아직 봉오리이긴 하지만

예쁜 모습을 보여주어 고맙습니다.

나에게는 '고마운 이' 고마리입니다.


10월이면 언제나

나를 붙잡는 꽃 고마리.


키우지 않아도

한적한 물가에 무리 지어 피어있는

작은 꽃들이 있어

세상은 참 아름답습니다.





고마리꽃/ 이국헌 



고마리꽃 쌀알처럼

숲 속 오솔길

가장자리에서

푸른 입술 야무진 채

너를 태우고 있구나


혹은 독초라고

내 너를 닮아 보련다 만

아무래도 허약한 심상이

화려하지 못해 미안하구나




#나를_붙잡는_순간들 #고마리 #하기동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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