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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Oct 26. 2020

나를 붙잡는 순간들-25

수크령

나를 붙잡는 순간들-25, 수크령


오래전
미국에서 돌아와 처음 살게 된
연구소 사택의 작은 아파트.

그 아파트는 지금
아무도 살지 않는 폐허 같은 건물로 남아있습니다.



 

우리는 오래전 그 아파트 뒤편에

새로 지어진 아파트로 이사 왔지만,

오래된 그 아파트는 그대로 남아

주인이 바뀌면서 늙어갔습니다. 


몇 년 전부터는 사람들이 살지 않게 되자

건물 사이사이가 자연스러운 풀밭이 되어

우리 가족에게는 휴식과 산책의 공간이 됩니다.


그곳 풀밭에도

가을이 찾아와 머물고 있습니다.


키 큰 수크령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서로를 비비면서

가을 노래를 부를 때면,

나는 카메라를 들고

가을바람을 잡으러 간곤 합니다.


이 가을에도

길 건너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기 시작한 날

수크령이 부르는 가을 노래를

카메라에 담아 보았습니다.


사라져 가는 것들이 들려주는

쓸쓸한 아름다움의 한 순간을.





시월의 단상/ 김남식


세월의 빠름을 실감하듯….

가을이 어느새 끝자락에

와 있는 거 같습니다.


누구나 ‘봄이 왔다’라고 하지만

가을은 그리 말하지 않지요

그냥 모두가

‘가을이 오고 있다’라고…


낭만과 시적감성이

풍부한 계절에 여러분은

몇 편의 시와 아름다운 추억을

그리고 좋은 인연을

만들었는지 알고 싶네요


가을내음과 결실의 풍성함으로

가득했던 10월도

서서히 저물어 가려합니다


곱고 맑은 햇살처럼

높고 푸른 하늘처럼

마음에고 행복함과 따스함으로

가을 사랑과 함께…



#나를_붙잡는_순간들 #수크령 #우리동네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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