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풀
추위 속에서도
아직 원래의 자태를 잃지 않고
겨울을 견뎌내는
강아지풀입니다.
길거리 시멘트 바닥 틈에서 나
일생을 그곳에 붓박고 사는
어찌 보면 불행한 아이들이지만
삶에 대한 애착은
누구보다 강할 지도 모릅니다.
경상도 말 버전으로 그려낸
김종원 시인의 '겨울 풀'처럼
이 강아지풀들도
봄이면 다시 피어날
억샌 믿음이 있나 봅니다.
겨울이면 늘
저의 소중한 모델이 되어주는 강아지풀의
부드럽지만 강한 모습을
꿈처럼 사진에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겨울 풀 / 김종원 시인
야야 보거래이
우리가 이렇게 입 다물고 있능 거
할 말이 업어서가 아이대이
우리도 할 말이사 많이 있능기라
우리가 누렇게 뜬 얼굴로
비틀거리면서도
맵차디맵찬 겨울 바람
한사코 견디어 내는 것은
뿌리가 있기 때문이대이
뿌리는 우리에게 믿음인기라
뿌리는 우리에게 힘 인기라
야야 이제사알겠제
꽁꽁 얼어 붙은 땅 속 깊이
꿋꿋이 내려 뻗은 우리의
힘을
우리에게 만약 그런 힘 없었다면
우리에게 그런 칼날 같은 믿음 없었다면
우린 쓰러져도 벌써 쓰러지고
말았을 기라
야야 똑똑히 보거래이
지금 이렇듯 누런 이파리 흔들어대는 건
우리가 뿌리로만 엉키며 살아 가는 건
이 겨울 뒤에 찾아 올
어느 봄날에
물결치듯 온 땅에
와아와아 꽃으로 피어나
한바탕 멋지게 어우러져 춤 추고 싶은 기라
야야 우리는 그 날을 기다리고 있능기라.
Pentax K-1 /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70mm, ƒ/3.5, 1/400s, ISO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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