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삶-15

강아지풀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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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속에서도

아직 원래의 자태를 잃지 않고

겨울을 견뎌내는

강아지풀입니다.


길거리 시멘트 바닥 틈에서 나

일생을 그곳에 붓박고 사는

어찌 보면 불행한 아이들이지만

삶에 대한 애착은

누구보다 강할 지도 모릅니다.


경상도 말 버전으로 그려낸

김종원 시인의 '겨울 풀'처럼

이 강아지풀들도

봄이면 다시 피어날

억샌 믿음이 있나 봅니다.


겨울이면 늘

저의 소중한 모델이 되어주는 강아지풀의

부드럽지만 강한 모습을

꿈처럼 사진에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겨울 풀 / 김종원 시인


야야 보거래이

우리가 이렇게 입 다물고 있능 거

할 말이 업어서가 아이대이

우리도 할 말이사 많이 있능기라

우리가 누렇게 뜬 얼굴로

비틀거리면서도

맵차디맵찬 겨울 바람

한사코 견디어 내는 것은

뿌리가 있기 때문이대이

뿌리는 우리에게 믿음인기라

뿌리는 우리에게 힘 인기라

야야 이제사알겠제

꽁꽁 얼어 붙은 땅 속 깊이

꿋꿋이 내려 뻗은 우리의

힘을

우리에게 만약 그런 힘 없었다면

우리에게 그런 칼날 같은 믿음 없었다면

우린 쓰러져도 벌써 쓰러지고

말았을 기라

야야 똑똑히 보거래이

지금 이렇듯 누런 이파리 흔들어대는 건

우리가 뿌리로만 엉키며 살아 가는 건

이 겨울 뒤에 찾아 올

어느 봄날에

물결치듯 온 땅에

와아와아 꽃으로 피어나

한바탕 멋지게 어우러져 춤 추고 싶은 기라

야야 우리는 그 날을 기다리고 있능기라.




Pentax K-1 /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70mm, ƒ/3.5, 1/400s, ISO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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