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7

군자란 Clivia miniata, Natal lily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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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말 경이면

발코니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군자란 화분을 기웃거립니다.

혹시 꽃대가 올라오는지.


지난해에는 아쉽게도

꽃을 피우지 못한 군자란이어서

올해엔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몇 년 전 겨울

추위에 얼어

오래된 굵은 개체 하나가 크게 손상을 입은 후

그 뿌리에서 돋아난

좀 작은 아이들 둘이 잘 자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올해엔 다행히도

큰 줄기에서도

그리고 그 옆 새로 난 줄기에서도

모두 꽃대를 올려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초록잎 화분 위로

주황빛 꽃폭죽이 하나씩 매일 터집니다.

발코니 한쪽에서

조용히 봄꽃 축제가 펼쳐집니다.


다시 봄이 왔습니다.




군자란꽃/ 강태훈


우아하면서도

뛰어나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사철 긴 초록 잎 새로

눈길을 사로잡고

그리움을 달래면서


오롯이 웃음 짓는

환희와 사랑의 여유가

충만한 순수의 꽃을 보라


소리 없이

온몸으로 다가와

언제나 마음을 열고


아름다운 미소로

새잎처럼 신선하고

고즈넉하게 호흡하며


조용하고

품위 있게

연정을 키우면서


정연하게 피어나

사랑을 주고받는

소담한 주황빛 얼굴이여.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125s, ISO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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