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봄-2023-3

마가리트 marguerite

by 박용기


동네 미술 학원 앞 화분에

구절초를 닮은 흰 꽃이 피었습니다.

구절초를 좋아하는 저는

봄에 핀 구절초가 신기했습니다.


봄에 피는 국화인

마가리트는 구절초를 닮은 흰 꽃과

국화잎이나 쑥갓잎을 닮은 초록잎을 가지고 있는

아담하고 사랑스러운 꽃입니다.


아프리카 대륙 북서쪽 카나리아섬이 원산지인 이 꽃은

녹색 잎이 쑥갓과 비슷한데

목질이 있어 '나무쑥갓'이라는

우리말 이름도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 제가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일 중에

꽃 사진을 가지고 추상 사진을 만드는 일입니다.

오랫동안 꽃사진을 찍어오니

때로는 무언가 더 창의적인 느낌의

사진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꽃의 형태를 무너트리고

꽃이 가지고 있는 색만을 남겨

저의 느낌으로 화면에 칠하는 사진.

그래서 사진을 보는 사람들이

더 많은 상상과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열린 사진의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미술에서 추상화(抽象畫)라 하면

‘대상에서 비롯된 모티브를 포기하고,

순수하게 색과 형태를 통해서만

표현하는 그림'입니다.

즉 '우리가 보는 사물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을 포기한 그림’입니다.


꽃 추상(floral abstract) 역시

꽃의 디테일한 재현보다는

꽃의 모티브를 포기하고

순수하게 꽃이 가진 색과

새로운 형태로 표현하려는

저의 새로운 시도입니다.


맨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마가리트 꽃 사진이

어떻게 여러분들에게 다가갈지 궁금합니다.




마가렛 꽃 / 이권


비 그친 오후 하늘공원 가는 길 마가렛 꽃이

지천으로 피어있다 겨우내 꽃의 빛깔을 고르고

꽃잎의 각도와 길이를 맞추었을 마가렛꽃


꽃잎 가장자리에부터 흰색을 칠하고 꽃술에 노란

황금을 입히는 꽃단장이 한창이다 그녀의

꽃받침으로 서 있는 동안 꽃잎 몇 개가 떨어져 내렸다


가끔 휘청거리는 나에게 어깨를 내어 주기도

하던 그녀 마가렛 꽃을 닮아갔다 온몸이

식물도감같이 사시사철 잎과 꽃이 돋아나는 여자


너무 부끄러운 혼인색을 지녀 나비의 발자국이

온몸에 남는 여자 내 꽃밥이 꽃실을 타고

그녀의 씨방으로 옮겨져 밑씨가 되어가는 사이


나는 그녀와 똑같은 향기와 색깔을 갖는다 너와 내가

하나인 암수가 하나인 마가렛 꽃이 되고 싶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200s, ISO 100


#지난봄 #마가리트 #꽃추상 #floral_abstract #새로운_시도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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