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들판-1

개양귀비와 하늘

by 박용기
125_0188_87_0206-st-s-The field of June-1.jpg


대전역으로 가는 대전천변 길가에는

가꾸지도 않는 개양귀비들이

풀숲에 군데군데 피어있습니다.


언젠가 저 꽃을 사진에 담아야지.

생각만 하다 5월이 갔습니다.


서울에 있는 병원에

정기 진찰을 다녀오는 날

드디어 잠시 시간을 낼 수 있었습니다.


이유를 모른 채

간암표지자 수치는 꾸준히 오르지만,

"CT검사 결과는 이상이 없으니

4개월 뒤에 혈액검사를 또 해보죠."

단 1분의 담당 의사 면담을 위해

11시 반에 집을 나서

6시가 넘어서야 대전역에 도착했습니다.


그래도 CT 소견에 이상이 없다니

담당 의사의 말처럼

제 몸에서는

'이해하지 못하는 불가사의'가 일어나고 있나 봅니다.


이상하긴 해도 다행이라 생각하고

대전역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천변길가에 차를 잠시 멈추었습니다.


붉은 개양귀비가

개망초와 큰금계국 사이에서

아무렇게나 드문 드문 피어있었습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파란 하늘에 제법 통통해진 상현달이

둥실 떠 있습니다.


붉은 개양귀비를 달과 함께 담고 싶었지만

그러려면 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았습니다.

땅도 파야 되고,

앞에 있는 개망초와 큰금계국도 잘라야 하고....ㅋㅋㅋ

그래서 두 장을 따로 찍어

합성하기로 하였습니다.


사진은 이렇게

조금은 비현실적인 상황을

때로는 현실적인 것처럼 바꾸어 주는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6월의 하늘과 들판

낮에 나온 반달과

붉은 개양귀비 꽃

환상처럼 보이는

초여름의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6월의 시/ 김남조


어쩌면 미소짓는 물여울처럼
부는 바람일까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언저리에
고마운 햇빛은 기름인양 하고

깊은 화평의 숨 쉬면서
저만치 트인 청청한 하늘이
성그런 물줄기 되어
마음에 빗발쳐 온다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또 보리밭은
미움이 서로 없는 사랑의 고을이라
바람도 미소하며 부는 것일까

잔 물결 큰 물결의
출렁이는 바단가도 싶고
은 물결 금 물결의
강물인가도 싶어

보리가 익어가는 푸른 밭 밭머리에서
유월과 바람과 풋보리의 시를 쓰자
맑고 푸르른 노래를 적자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70mm, ƒ/11.0, 1/250s,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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