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산책-5

장미

by 박용기
125_8127-32-st-c-s-A walk in the garden-5.jpg


장미 하면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 아내와

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1875~1926).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 바로

붉은 장미입니다.

그중에서도 조금 어두운 흑장미.


결혼을 하고 한동안은

아내의 생일날과 결혼기념일에

그 숫자만큼의 장미꽃을 선물했지만,

아마 50이 넘은 언제부터인가

나이가 들어가는 아내가

특히 생일 선물로는 너무 부담스럽다는 말에

주로 꽃화분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릴케는 잘 아는 것처럼

장미를 사랑하고 장미에 관한 시를 많이 쓴

독일의 시인입니다.


장미 가시에 찔린 것이 원인이 되어

결국 패혈증으로 사망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하지만 백혈병으로 죽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장미를 사랑한 그가

장미 가시에 찔려 사망했다는 이야기가

그의 죽음을 더 로맨틱하게 만들기 때문에

그의 죽음의 원인으로

사람들에게 더 많이 회자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1923년 12월 29일 51세를 일기로 생애를 마치기 1년 전

그는 자신의 묘비명을 다음과 같이

한 편의 시로 적어두었다고 합니다.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기쁨이여,
그 많은 눈꺼풀 아래에서
그 누구의 잠도 아닌 잠이여
Rose, oh reiner Widersprluch, Lust
niemandes Schlaf zu sein unter soviel Lidern.


장미에 관한 시를 찾다 보니

양전형 시인의 재미있는 시가 있습니다.

제가 아는

장미를 사랑하는 두 사람,

아내와 릴케

모두가 등장하는 시라

여기 모셔왔습니다.




아내는 장미꽃 /양전형


아내는 장미화다

가끔 화(花)를 낸다

곱지만

잘못 건드려 가시에 찔린다


아내여,

자꾸 피지 마라

릴케도 장미가시에 찔려

눈꺼풀 완전히 닫았대




Pentax K-1/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250s, ISO 200


#정원_산책 #장미 #붉은_장미 #아내 #라이너_마리아_릴케 #2023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정원 산책-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