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산책-7

개양귀비 field poppy

by 박용기
125_7687-89-st-s-A walk in the garden-7.jpg


언젠가 유럽 여행 중

들판에 핀 이 꽃을 처음 보고

이름을 물어보니 'poppy'라고 하며

밀밭에 많이 나는 '잡초'라고 일러주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속으로

"유럽은 잡초도 너무 예쁘네"하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가득 핀 개양귀비 밭도 아름답지만

이렇게 홀로 핀 꽃도 아름답습니다.


바람이 불면

가는 꽃대와 얇은 꽃잎이 춤을 춥니다.

하지만 꼭 지켜야만 하는 꽃술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중심을 잡습니다.


꽃이 아름다워 양귀비지만

모르핀을 만들지는 않아

꽃양귀비 혹은 개양귀비가 되었습니다.


진짜 양귀비보다는 더 연약한 모습이지만

더 청순가련형의 미녀가 되었습니다.


시인 변영로는

논개의 마음을

양귀비꽃에 비유했습니다.


진주 남강 가는 아니지만

한밭수목원에 피어난 개양귀비꽃도

논개의 마음처럼 붉게 피었습니다.




논개(論介)/ 변영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蛾眉)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石榴)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맞추었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물은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魂)

어이 아니 붉으랴.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100s, ISO 100

#정원_산책 #개양귀비 #붉은_꽃 #poppy #논개 #한밭수목원 #2023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정원 산책-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