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산책-13

수련 Nymphaea/ Water lilies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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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은 수면 가까이에서 꽃이 피기 때문에

물에 반영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치 물속에도

또 다른 꽃이 피어 있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늦은 오후가 되면 봉오리를 오므리고

아침이 되어야 꽃을 활짝 피기 때문에

잠자는 연꽃이라는 뜻의 수련(睡蓮)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수련과 연꽃은

생물학적으로는 별 연관이 없는 식물입니다.


수련은 수련속(Nymphaea)에 속하는 식물이고

연꽃은 연꽃속(Nelumbo nucifera)에 속합니다.


수련은 잎이 수면에 떠 있고

꽃도 수면 가까이에 피지만,

연꽃은 꽃과 잎이 모두 수면 위로 올라와

물에 닿지 않습니다.


잎도 연꽃은 완전히 둥근 모양이지만

수련은 둥근 잎 한 부분이 좁게 갈라져 있습니다.


연꽃과 수련은 둘 다 연못에 자라며

여름에 예쁜 꽃을 피웁니다.

하지만 연꽃은 높게 피어

연못보다는 자신만을 바라보게 하고,

수련은 낮고 작게 피어

자신뿐만 아니라 연못을 함께 바라보게 만듭니다.


그래서 수련이 피는 여름 연못이

더 아름답습니다.




물과 수련/ 채호기


새벽에 물가에 가는 것은 물의 입술에 키스하기 위해서이다.
안개는 나체를 가볍게 덮고 있는 물의 이불이며
입술을 가까이 했을 때 뺨에 코에
예민한 솜털에 닿는 물의 입김은
氣化(기화)하는 흰 수련의 향기이다.

물은 밤에 우울한 水深(수심)이었다가 새벽의 첫 빛이
닿는 순간 육체가 된다. 쓸쓸함의 육체!
쓸쓸함의 육체에 닿는 희미하게 망설이며
떨며 반짝이는 빛.

안개가 걷히고 소리도 없이 어느 새
물기 머금은 얼굴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저 수련은
밤새 물방울로 빚은 물의 꽃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200mm, ƒ/3.5, 1/250s, ISO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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