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산책-17

붓꽃 Iris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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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는 아파트 화단에는

작은 붓꽃이 하나 있어

봄이면 청보랏빛 작은 꽃이 핍니다.


올봄에도 낮게 한 송이가 피어

꽃대가 조금 더 올라오면

사진에 담겠다고 생각하다

며칠이 지난 뒤 다시 가보니

어느새 그마저도 시들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올해엔 붓꽃을 못 보고 넘어가나 생각했는데,

서울의 딸이 사는 아파트 정원을 산책하다

반갑게도 붓꽃 하나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붓꽃이라는 이름은

꽃봉오리의 모습이 붓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붓꽃의 영어 이름은 아이리스(iris)입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제우스 신의 아내인 헤라 여신에게는

이리스라고 하는 하녀가 있었습니다.

제우스 신은 아름다운 이리스에게 사랑을 느껴

그 마음을 이리스에게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리스는

자신의 주인인 헤라 여신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제우스를 피해 멀리 보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래서 헤라는 이리스에게

일곱 색깔이 빛나는 목걸이를 걸어주고

신의 술을 머리에 뿌려

무지개의 여신이 되게 하였습니다.


헤라가 이리스의 머리에 뿌려준

신의 술 한 방울이

지상에 떨어지면서

예쁜 꽃이 만들어졌는데

그게 바로 아이리스였다고 합니다.


꽃말은 무지개처럼 '좋은 소식'입니다.

또한 아이리스는 프랑스의 국화입니다.


화투장에서 5월의 꽃을 난초라고 부르는데

사실은 이 꽃도 붓꽃이라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알고

다시 붓꽃을 들여다보니

아름답고 희망이 가득한

무지개를 보는 듯

밝은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두에게

좋은 소식만 들리는

무지개 뜬 행복한 하루 되기를 기원합니다.




붓꽃/ 나태주


슬픔의 길은

명주실 가닥처럼이나

가늘고 길다


때로 산을 넘고

강을 따라가지만


슬픔의 손은

유리잔처럼이나

차고도 맑다


자주 풀숲에서 서성이고

강물 속으로 몸을 풀지만


슬픔에 손목 잡혀 멀리

멀리까지 갔다가

돌아온 그대


오늘은 문득 하늘

쪽빛 입술 붓꽃 되어

떨고 있음을 본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1000s, ISO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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