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산책-19

개양귀비

by 박용기


6월이 끝나고

한 해의 반이 접혔습니다.

그리고 뜨거운 7월이 시작됩니다.


삶은

작은 시작과 끝이 반복되는

커다란 프랙털 같습니다.


하루에는 아침과 저녁이 있고

일주일에도 시작과 끝이 있으며,

한 달에도 시작과 끝

그리고 일 년에도 시작과 끝이 있듯이

태어나면서 시작된 우리의 삶도

끝을 향해 달려갑니다.


젊었을 때엔

멀게만 느껴지던 그 끝이

이제는 그리 멀지 않은 나이


누구나에게 그 반복의 순환이 멈추고

새로운 시작이 없는 순간이 옵니다.


다가서면 관능이고

물러서면 슬픔이라고 한

오세영 시인의 양귀비꽃을 읽으며


조금 물러서서 바라보는

개양귀비꽃의 꽃 진 자리는

왠지 모르게

서글픔을 느끼게 합니다.




양귀비꽃 / 오세영

다가서면 관능이고

물러서면 슬픔이다

아름다움은 적당한 거리에만 있는 것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도

안 된다

다가서면 눈멀고

물러서면 어두운 사랑처럼

활활

타오르는 꽃

아름다움은

관능과 슬픔이 태워 올리는

빛이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200mm, ƒ/3.5, 1/125s, ISO 100


#정원_산책 #개양귀비 #붉은_꽃 #시작과_끝 #7월의_시작 #한밭수목원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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