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3

연꽃 봉오리 Lotus bud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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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엔 연꽃이 피는 연못에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동네 외손녀 미술학원 앞

항아리 화분에 연꽃 한 송이가 피어납니다.


아직 피지 못한 봉오리였습니다.

빗방울이 송송 맺힌 앳된 모습이

곧 환하게 벌어질 듯하였습니다.


빗 속에서 이 사진을 담은 뒤

다음 날 가보았지만

아직 봉오리는 그대로였습니다.


하지만 장마 비가 폭우가 되어

엄청나게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하루 뒤 다시 찾아간 그곳에는

이미 꽃잎을 다 떨구고 난

연밥만 남아있었습니다.


벌써 꽃이 다 피고 진 것인지

너무 비가 많이 내려

피지도 못한 잎들이 다 떨어진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만나지 못하고 가버린 연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저는 서정주 시인의 시처럼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蓮꽃 만나러 가는 바람같이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하는 이별이게,


蓮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 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200s, ISO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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