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양귀비 Hydrocleys nymphoides/Water poppy
수련과 가까이 놓인
작은 물이 담긴 그릇에 심겨있던
물양귀비 꽃입니다.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가 고향인
귀화식물로 물에서 사는 식물입니다.
꽃이 양귀비꽃을 닮았다고
물양귀비라 부릅니다.
영어 이름도 'water poppy'.
오래전
저희 발코니 정원에서도
예쁘게 꽃을 피운 적이 있습니다.
아침이면 아름다운 꽃이 벌어지지만
하루가 못되어 얇은 꽃잎은 힘을 잃고 지고 맙니다.
하루는
아침 출근 전에 피어나기 시작하는 꽃을 보고
'퇴근 후 사진에 담아야지' 생각한 뒤,
퇴근 후 발코니로 가보니
이미 시들고 말아
몹시 서운했던 기억이 납니다.
반칠환 시인도
단 하루 만에 이 세상을 지나고
떠나가는 물양귀비를 보고
서운했던 기억이 있나 봅니다.
어쩌면 우리 삶도
하나님의 눈으로 바라보면
물양귀비 같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양귀비/ 반칠환
궐련 말듯
수박껍질마저 오그린
잉검불 태양도
물양귀비 미농지 꽃잎 하나를
말리지 못하고
어둠 내리자 꽃잎
스스로 눈을 감는다
단 하루 동안
세상 모든 걸 보았다고
보고 싶은 모든 것
오늘 다 있었다고
아쉽고 궁금한 것
더 없다고
꽃으로 왔다가
꽃으로 간다고
나더러
천천히 오라고
아 글쎄 저는 단 하루만에
이 세상을 지나면서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400s, ISO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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