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Lotus
동네 미술학원 건너편
건물 앞에 놓인 큰 항아리 속에서
용케도 꽃대를 올리고 있는
연꽃이 기특하고 반갑습니다.
막 피어나는 연꽃이
연등처럼 불을 밝히는 8월
변변한 연지에도 가보지 못한 이 여름에
동네에서 만나는 연꽃은 그만큼 소중했습니다.
연꽃에 관한 시를 찾다 보니
정호승 시인의 '연꽃'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 적 이야기인지 알 수 없지만
서울역 일대가 온통 연꽃 피는 연못이었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다음에 서울역에 갈 일이 있으면
어디엔가 숨겨져 있을지 모르는
연꽃의 흔적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연꽃/ 정호승
남대문과 서울역 일대가
온통 연꽃으로 만발한 연못이었다는
서울시청 앞 프라자호텔 자리에
지천사라는 절이 있었고
그 절의 연못 자리가
바로 지금의 서울역 자리라는
그런 사실을 안 순간부터
서울역은 거대한 연꽃 한 송이로 피어나더라
기차가 입에 연꽃을 물고 남쪽으로 달리고
지하철이 연꽃을 태우고 수서역까지 달리고
진흙 속에 잠긴 인수봉도 드디어
연꽃으로 태어나
서울에 연꽃 향기 진동하여라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15mm, ƒ/3.5, 1/160s, ISO 200
#여름_이야기 #연꽃 #동네 #정호승 #서울역_연꽃 #202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