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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끝자락 2023-9

버들마편초와 꼬리박각시나방 Purpletop vervain

by 박용기


늦여름 정원의 버들마편초에는

주로 나비들이 손님으로 찾아오지만,

때로는 꼬리박각시나방도 찾아옵니다.


얼핏 열대지방에 사는

벌새로 착각하기도 하는 이 아이의

학명은 Macroglossum stellatarum이지만


영어 이름은 hummingbird hawk-moth입니다.

즉 벌새 박각시나방.


일반적으로 나비나 나방은

몸에 비해 큰 날개를 가지고 있어

글라이더처럼 활강하기에 좋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유연하고 부드럽게 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박각시나방은

벌새처럼 좁고 날카로운 삼각형 날개를 가지고 있고

두툼한 가슴이 있어 빠른 날갯짓이 가능합니다.


빠른 날갯짓으로 시속 50 km의 속력으로 날 수 있으며

1초에 수십 번의 날갯짓으로

정지비행이 가능합니다.


꼬리박각시나방은 정지비행을 하면서

꽃 속의 꿀을 먹기 위해

벌새와 유사한 형태로 진화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진화형태를 수렴진화(convergent evolution)라고 합니다.


늘 이 아이를 만나면

온전히 사진에 담기 위해

한판 승부를 벌이곤 하는데

대부분 실패를 하고 말지만

이날은 날개가 정지된 상태를

우연히 잡을 수 있었습니다.

꿀을 먹고 있는 표정이

참 행복해 보입니다.




꽃과 나비/ 정연복


꽃이 있어

찾아갈 꽃이 있어


나비는 먼 길의 날갯짓

하나도 힘들지 않다.


나비가 있어

찾아올 나비가 있어


꽃은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다.


하나의 꽃

하나의 나비가 만나


그림같이 예쁘고

행복한 사랑이 된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1000s,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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