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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끝자락 2023-10

수크령 Fountain grass

by 박용기


아침저녁으로는 가을처럼 선선하지만

낮에는 덥게 느껴지는 9월 초순은

여름의 끝자락을 밟고

가을이 다가오는 시간입니다.


무릇꽃 피는 동네 풀밭 한쪽엔

제철을 만난 수크령이

탐스럽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쭉 뻗은 훤칠한 키에

만찢남 같은 잘 생긴 얼굴.

칼군무를 추는

아이돌 보이그룹의 춤사위 같은

바람에 흔들리는 수크령의 춤을

한참 감상했습니다.


그들의 시선이 향한

하늘을 바라보면

문득 바람을 타고

가을 냄새가 코끝을 스쳐갑니다.




9월과 뜰/오규원


8월이 담장 너머로 다 둘러메고

가지 못한 늦여름이

바글바글 끓고 있는 뜰 한 켠

까자귀나무 검은 그림자가

퍽 엎질러져 있다

그곳에

지나가던 새 한 마리

자기 그림자를 묻어버리고

쉬고 있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70mm, ƒ/3.5, 1/500s, ISO 100


#여름의_끝자락 #수크령 #춤 #가을의_시작 #동네_풀밭 #9월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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