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풍등 Solanum lyratum
얼마 전 지인의 추천으로
집에서 멀리 않은 하신리의 한 카페에 갔습니다.
오래전부터 기분 전환을 위한
드라이브로 가끔씩 들리던 마을이어서
더 반가웠습니다.
도심의 카페와는 다른
한적한 시골마을 속에 자리한
깔끔한 카페와
꽃들이 피어난 작은 정원도 예뻤습니다.
아내가 피자와 커피를 주문하는 사이
저는 카페 입구에 있던
화초 배풍등에 붙잡혀있었습니다.
야생 배풍등보다 꽃이 훨씬 크고 예뻐
사진에 담기에 좋았기 때문입니다.
넓은 창 너머로
계룡산을 배경으로
초가을의 뜨락이 보이는 자리에 앉아
약간 고파진 배로 피자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피자의 맛은 아내와 저의 취향에는 맞지 않았습니다.
비록 피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초가을이 시작되는 뜨락은
잘 감상하고 돌아왔습니다.
'뜨락'은 '뜰'과 같은 의미를 가진 말입니다.
즉 '집 안 가까이 딸려 있는 빈터'를 뜻합니다.
원래 뜨락은 뜰의 비표준어였지만
2011년부터 복수 표준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뜨락'이라는 말은 '뜰'과는 달리
추상적인 공간을 나타낼 때에도 사용되는
조금 시적인 느낌이 듭니다.
블루세이지와 백일홍이 피는 가을의 뜨락은
사색의 뜨락도 되는 계절입니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1600s, ISO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