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뜨락-12

구절초 Siberian chrysanthemum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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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피는 야생화 중

들국화로 퉁쳐서 불리는 꽃들 중 하나인 구절초는

벌개미취처럼

산과 들뿐만 아니라

가을 뜨락에서도 피어나는 꽃입니다.


구절초(九折草 또는 九節草)라는 이름은

아홉 번 꺾어진다는 뜻이라는 설과

음력 9월 9일에 약효가 가장 뛰어나

이때 꺾는 꽃이라는 뜻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두 번째 설이 좀 더 그럴듯합니다.


예부터 음력의 달과 날이 홀수로 겹치는 날을

중일(重日)이라 하고 좋은 날로 여겼다고 합니다.

제비가 돌아온다는 3월 3일 삼짇날,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5월 5일 단오,

견우직녀가 일 년에 한 번 만난다는 7월 7일 칠석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9월 9일은 좋은 수 아홉 구가 두 번 겹친 날이라

중양절(重陽節) 또는 중구절(重九節)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날엔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고

수확을 마무리하는 날로 여겼다고 하는데,

바로 이때 구절초가 활짝 피고

약효가 가장 뛰어난 계절이라

잘라서 차나 약으로 사용하면 좋다고 합니다.


말린 구절초는 여성의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등에

달여서 마시는 민간요법의 약초로 알려져 있어,

옛날에는 딸이 시집갈 때 보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학명은 좀 길어서

Dendranthema zawadskii var. latilobum (Maxim.) Kitam.

영어로는 일반적으로 Siberian chrysanthemum(시베리아 국화)으로 부릅니다.


구절초의 꽃말은 '순수' 혹은 '어머니의 사랑'입니다.

꽃에 참 잘 어울리는 꽃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사랑 같은

구절초가 활짝 핀 가을날이 아름답습니다.

비록 이 아름다움이 오래 머물지는 않겠지만

힘들고 지친 여름을 지나온 우리에게

그리고 또 추운 겨울을 지내야 할 우리에게

이런 계절이 있음은

살아갈 힘을 얻게 하는 축복입니다.




구절초 / 박용래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구절초 매디매디 나부끼는 사랑아

내 고장 부소산 기슭에 지천으로 피는 사랑아

뿌리를 대려서 약으로도 먹던 기억

여학생이 부르면 마아가렛

여름모자 차양이 숨었는 꽃

단추 구멍에 달아도 머리핀 대신 꽂아도 좋을 사랑아

여우가 우는 추분秋分 도깨비불이 스러진 자리에 피는 사랑아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매디매디 눈물 비친 사랑아.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2500s, ISO 200


#가을의_뜨락 #구절초 #어머니의_사랑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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