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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Jan 04. 2024

처음 가는 길

여호수아 3:1-17 묵상

처음 가는 길


오래전 미국 유학시절에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연구소에 가서 실험을 마치고 시카고 교외 에반스턴의 집으로 약 1,200 km를 운전해 돌아온 적이 있다. 그런데 고속도로에서 오래된 중고차가 문제를 일으켰다. 속도를 측정하는 속도계가 고장 난 것이었다. 1980년대 초반에는 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은 당연히 존재하지 않았고 미국의 고속도로는 지금 우리 고속도로와는 다르게 아주 한적해 어쩌다 차들이 한 대씩 지나가곤 했기 때문에, 차의 흐름을 따라 운전하는 건 불가능했다. 할 수 없이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가다 내 옆을 추월하는 차를 만나면 그 차를 따라가기로 했다. 그런데 어떤 때는 그 차가 너무 빠르게 달리는 느낌이 들어 그만 따라가는 걸 포기하고 다시 속도를 늦춰 천천히 가다 추월하는 또 다른 차를 따라가기도 하였다. 때로는 마음에 드는 속도로 가는 차를 만나 기분 좋게 한참을 따라가고 있었는데 그 차가 다른 도시의 출구로 빠져나가 버려 난감하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사람들은 누구나 처음 가는 인생의 길을 걸어간다. 그런데 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도 없고 내 삶의 속도도 알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본문에서 여호수아는 백성들에게 “이제 여러분은 전에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길을 가게 됩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제사장들이 메고 가는 법궤를 따라가라고 말한다. 이렇게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갈 때 앞을 가로막던 요단강의 물도 갈라져 백성들은 맨땅을 걸어 요단강을 건너 새로운 땅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처음 가는 인생의 길에서 주님은 바로 앞서가는 안내자와 같다. 나에게 가장 알맞은 속도를 유지하게 하고 다른 길로도 빠지지 않게 인도하시는 하나님이 계심을 감사한다. 그 인도함을 놓치지 않고 오늘도 감사하며 그 뒤를 따르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를 기도한다.



여호수아 3:1-17


1 다음날 여호수아와 모든 이스라엘 백성은 아침 일찍 일어나 싯딤을 떠났다. 그들은 요단 강변에 이르러 바로 건너가지 않고 그 곳에 진을 쳤다.

2-3 3일 후에 지도자들은 진영을 두루 다니면서 백성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은 제사장들이 여호와의 법궤를 메고 나서는 것을 보거든 이 곳을 떠나 그들의 뒤를 따르시오.

4 이제 여러분은 전에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길을 가게 됩니다. 그래서 제사장들이 여러분을 인도할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법궤 뒤에 바싹 따라가지 말고 1킬로미터 정도의 간격을 유지해야 합니다.”

5 그리고 여호수아는 백성들에게 “여러분은 자신을 정결하게 하십시오. 내일은 여호와께서 여러분 가운데 큰 기적을 행하실 것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6 여호수아가 제사장들에게 법궤를 메고 백성들보다 먼저 강을 건너가라고 명령하자 그들은 곧 출발하였다. 7 그때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오늘부터 너를 크게 높여 모든 이스라엘 백성이 내가 모세와 함께한 것처럼 너와 함께하는 것을 알도록 하겠다.

8 너는 법궤를 멘 제사장들이 요단 강변에 도착하거든 물에 들어가 서 있으라고 지시하여라.”

9 그래서 여호수아는 백성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모두 이리 와서 여러분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들으십시오.

10-11 여러분이 전진할 때 여호와께서 가나안족, 헷족, 히위족, 브리스족, 기르가스족, 아모리족, 여부스족을 반드시 몰아낼 것입니다. 여러분은 온 세상의 주가 되시는 여호와의 법궤가 여러분보다 먼저 요단강에 들어갈 때 살아 계신 하나님이 여러분 가운데 계시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12 이제 이스라엘 각 지파에서 한 사람씩 모두 12명을 뽑아 세우십시오.

13 온 세상의 주가 되시는 여호와의 법궤를 멘 제사장들이 요단 강물을 밟는 순간 흐르던 강물이 멈춰 둑처럼 쌓일 것입니다.”

14-15 백성들이 요단강을 건너려고 진영을 떠날 때 제사장들은 법궤를 메고 백성들의 선두에 섰다. 그들이 요단강에 도착했을 때는 마침 추수 때가 되어 강물이 강둑에까지 넘쳐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궤를 멘 제사장들이 강물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16 갑자기 위에서 흐르던 물이 멈춰 멀리 사르단 근처에 있는 아담성에까지 둑을 이루었고 사해로 흘러가던 물은 완전히 끊어져 강바닥이 말라 버렸다. 그래서 백성들은 바로 여리고 쪽으로 건너갈 수 있었다.

17 그들이 마른 땅을 밟고 건너가는 동안 여호와의 법궤를 멘 제사장들은 모든 백성이 완전히 건널 때까지 요단강 한복판에 서 있었다.




* 이 글은 맛있는 QT 문화예술 매거진 <와플 터치> 2024년 1월 4일 (목)에 실린 제 묵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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