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손길-27

가을 목련 Autumn magnolia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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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하얀 설렘으로 깨어나

하늘을 향해 꽃을 피워내던

동네 공원의 큰 목련나무에

가을꽃이 피었습니다.


넓은 잎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또 한 번의 봄을 맞는 듯합니다.


보통 갈색으로 변한

큰 가을잎은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주지 않지만,

역광으로 바라본 가을 목련 나무는

찬란하기까지 한 모습으로

이 가을을 장식합니다.


파란 하늘과 햇살로 연출한

가을의 손길에 빠져

나무 아래에 서서

높이 올려다보고 있노라면,

어느 순간

스쳐가는 바람결에

생애 마지막 춤을 추며

쏟아져 내리는

노란 나비들의 춤이 펼쳐지곤 합니다.


가을은 버리고 내려놓는 계절이라고

인생의 가을에 서있는 나에게

삶의 지혜를 깨닫게 합니다.



가을 나무 / 이병률


뭔가를 정하고 싶을 때나

뭔가를 정할 수 없을 때

나뭇잎의 방향을 보라


나무가 잎을 매달고 잎을 떨어뜨려 흩뿌리는 계절엔

다 이유가 있으니


뭔가를 알고 싶을 때도

알아야 하는 것이 진실이 아닐 때에도


새가 열매를 물고 날아가는 그쪽 방향을 보라

나뭇가지에 열매를 매다는 것에도 할 말이 있으니


가을 한철의 그리움들은 힘을 놓고

끊어진 힘들은 다시 어는 한 곳에 모여

나무로 자랄 것이니


부디 하고 싶은 것이 있거나

하고 싶은 것들을 조용히 거둘 때도


나무뿌리 가까이에 심장을 대보라

흙으로 덮이면 덮일수록 뿌리는 내리고 내려

가닿는 데가 닿을 데라는 것을 알게 될 테니


그러니 기차가 떠나버렸거나

기다리는 사람이 오지 않을 때에는

겨울 할아버지 앞으로 몰려가 수북이 질문을 하는

나뭇잎의 흩어지는 방향을 보라





SM-S908N
Samsung Galaxy S22 Ultra Rear Wide Camera
6.4mm, ƒ/1.8, 1/850s, ISO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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