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비가 내리면-9

계수나무 가을잎 Cercidiphyllum japonicum

by 박용기


가을비는 곱게 물든 가을잎들을

말갛게 씻어놓고

나뭇잎 끝에 잠시 머물다

눈물처럼 떨어졌습니다.


저렇게 곱던 가을잎들도

빗물에 씻기듯

어느새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곳에 나뭇잎이 있었던 기억도

함께 사라져 갑니다.


텅 빈 가지들만 하늘에 매달린 계절.

시간도 가을비처럼 흘러

어느새 겨울을 달리고 있습니다.




가을비의 눈물/ 오보영


무엇이 그리도 슬퍼서 줄줄

굵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가

무엇이 그리도 답답해서 세차게

땅바닥을 두드리고 있는가


머지않아 단풍들이 붉어질

푸른 숲이 안타까워선지

곧 불어 닥칠 찬바람을 염려해선지


무언지는 모르지만

무심결에 덩달아 나도

눈시울을 적신다

먹먹해진 가슴을 쓸어내린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200mm, ƒ/3.5, 1/80s,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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