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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Nov 12. 2020

Poetic autumn-10

구절초 위에 내리는 가을비

Poetic autumn-10, 구절초 위에 내리는 가을비



이제 전성기도 지나
조금 늦게 꽃을 피운 구절초 위에
계절을 제촉하는
가을비가 내린다.




붉고 노란 단풍 속에서도

가을의 정취를 붙들고 있는 구절초가

사랑스럽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해서

카메라에 고이 담아 두기로 했다.


조금 지나지면 볼 수 없게 

젊은 날의 초상을.


하지만 아직은 꿈을 꿀 시간

이 가을이 다 가기 전

가을의 향기를 전하고픈 꽃들 위에

봄비처럼 꿈처럼

가을비가 내린다.




가을비/ 홍수희


온 몸을 흔들며 다가온다

밤송이처럼
고슴도치처럼
혹은
향내 싸늘한 솔잎처럼

저마다
쭈뼛 쭈뼛 솟아오른
머리카락
장미 빛 가시

사지(四肢) 쉬이 흔들리는
며칠을 애태운 몸살

이 계절 가면
거품처럼
거품처럼
그렇게 흩어지고 말

너는
추억의 끄나불을
몰고서 온다




#가을비 #poetic_autumn #구절초 #젊은_날의_초상 #빗방울 #아직도_꿈_꿀_시간 #제천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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