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 바람꽃 Eranthis byunsanensis
변산 바람꽃 하나가
외롭게 피어있습니다.
추운 늦겨울과 초봄에
힘겹게 꽃을 피우는 이 꽃은
소위 말하는
틈새전략을 구사하도록 진화했습니다.
다른 꽃들이 피기 전
경쟁이 적고 해충이 나오기 전에
꽃을 피워 종족 번식을 합니다.
그러나 늘 꽃샘추위와 강풍에 시달립니다.
그래서 냉해를 입어
전략이 실패하기도 합니다.
종족 번식을 위해
외로움을 선택한 변산 바람꽃이
섬처럼 늦겨울 산기슭에 피어있습니다.
외로울 때 / 이생진
이 세상 모두 섬인 것을
천만이 모여 살아도
외로우면 섬인 것을
욕심에서
질투에서
시기에서
폭력에서
멀어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떠있는 섬
이럴 때 천만이 모여 살아도
천만이 모두 혼자인 것을
어찌 물에 뜬 솔밭만이 섬이냐
나도 외로우면 섬인 것을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4.0, 1/125s, ISO 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