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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Mar 08. 2024

이른 봄의 정원-1

설강화 Snowdrop


봄이 시작되는 천리포 수목원의 겨울정원에서

설강화를 처음 만났습니다.


꽃샘추위 속에서

꽃을 활짝 펼치지 못하고 있지만

영어 이름처럼

하얀 눈방울들을 하나씩 매달고 있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습니다.


설강화(雪降花)는 수선화과의 알뿌리 식물로

영어 이름은 snowdrop이라 불립니다.

학명은 갈란투스(Galanthus)인데

그리스어로 '우유'를 뜻하는 'gála'와

'꽃'을 뜻하는 'ánthos'가 합쳐진 이름입니다.


눈이 내리는 늦겨울에 피는 꽃이라

설강화란 이름을 얻었지만

'눈풀꽃'이라는

예쁜 순우리말 이름도 가지고 있습니다.


영하의 꽃샘추위 속에서도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눈풀꽃의 따뜻한 열정이

봄을 불러옵니다.




눈풀꽃/ 루이스 글릭 (류시화 옮김)


내가 어떠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아는가.

절망이 무엇인지 안다면 당신은

분명 겨울의 의미를 이해하리라.


나 자신이 살아남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았었다,

대지가 나를 내리눌렀기에.

내가 다시 깨어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축축한 흙 속에서 내 몸이

다시 반응하는 걸 느끼리라고는.

그토록 긴 시간이 흐른 후에

가장 이른 봄의

차가운 빛 속에서

다시 자신을 여는 법을

기억해 내면서.


나는 지금 두려운가, 그렇다. 하지만

당신과 함께 다시

외친다.

'좋아, 기쁨에 모험을 걸자.'


새로운 세상의 살을 에는 바람 속에서.



Snowdrops/ Louise Glück


Do you know what I was, how I lived?  You know

what despair is; then

winter should have meaning for you.


I did not expect to survive,

earth suppressing me. I didn't expect

to waken again, to feel

in damp earth my body

able to respond again, remembering

after so long how to open again

in the cold light

of earliest spring--


afraid, yes, but among you again

crying yes risk joy


in the raw wind of the new world.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200mm, ƒ/3.5, 1/250s, ISO 100


#이른-봄의_정원 #설강화 #snowdrop #눈풀꽃 #천리포수목원 #꽃샘추위 #2024년 #난생_처음_만난_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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