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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Mar 12. 2024

이른 봄의 정원-3

설강화 Snowdrop


설강화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들여다보았습니다.


가느다란 꽃자루를 길게 올리고

끝에는 유리세공을 할 때

빨대 끝에 처음 매달리는

유리 방울처럼 생긴 꽃봉오리를

하나씩 부풀려놓았습니다.


꽃잎이 벌어지면서

귀엽고 앙증맞은 꽃 모양이

수줍은 듯 고개를 숙여 피어납니다.


앗!

그런데 꽃잎이 아니라 화포라고 합니다.

설강화는 꽃잎이 없고

여섯 개의 화피조각으로 이루어진 꽃이라고 합니다.

안쪽에 조금 작은 세 조각이 있고

바깥쪽에 더 긴 세 조각이 있어

마치 꽃잎처럼 보입니다.


안쪽 화피조각 끝에는

움푹 파인 것 같은 홈(sinus)이 있고

그 주변에 녹색 하트 모양의 무늬가 있습니다.


참 특이하게 생긴 꽃입니다.

하기야 모든 꽃들을 보면

저마다 개성이 있는 모습으로

이 봄에 피어납니다.


정교한 하나님의 솜씨에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봄이 오는 이유는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오보영 시인은 말합니다.


봄은 우리를 위해

하나님이 준비해 두신

사랑의 선물인가 봅니다.




봄이 오는 이유/ 오보영


내가 네게로 오는 건

너를 위해서다.


날 기다리는 네게

날 필요로 하는

네게

기꺼이 다가가


네가 원하는 따사함을

듬뿍 안겨주기 위해서다.


또한 내가

네게로 꼭 가야만 하는 이유는

네 생명을 소생시키기 위해서다.


겨우내 숨죽이며 지냈던

네게

포근한 온기를 전해

새싹을 돋워주기 위해서다.


푸른 꿈 펼쳐나갈

네 삶을

보다 활기차게 응원하고 싶어서다.


난 너를 많이 사랑하니까


네가 할 수 있는 모두를

네게

다 넘겨주고 싶어서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320s, ISO 100


#이른_봄의_정원 #설강화 #snowdrop #눈풀꽃 #천리포수목원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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