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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Apr 10. 2024

봄 봄 2024-9

목련 Magnoolia


유난히 시든 모습과 지는 모습이

절정기의 순수한 모습과 대조되어

애처로운 목련입니다.


모든 꽃은 져서

씨를 품은 열매를 맺고

다음 봄에 우리 곁으로 회귀하지만,

사람들은

빛을 뿜던 젊은 날이 가면

디시는 그 모습으로

회귀하지 못하니

검버섯 가득 생겨

초라하게 지는 목련이

유난히 애처롭고 서럽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나의 지는 모습이

부디 목련을 닮지 말고

동백을 닮기를 기도하게 됩니다




회귀 / 김지하


목련은 피어

흰 빛만 하늘로 외롭게 오르고

바람에 찢겨 한 잎씩

꽃은 돌아

흙으로 가데


가데

젊은 날

빛을 뿜던 친구들 모두

짧은 눈부심 뒤에 남기고

이리로 혹은 저리로

아메리카로 혹은 유럽으로

하나둘씩 혹은 감옥으로 혹은 저승으로


가데

검은 등걸 속

애틋했던 그리움 움트던

겨울날 그리움만 남기고

무성한 잎새 시절


기인 긴 기다림만 남기고

봄날은 가데

목련은 피어

흰 빛만 하늘로 외롭게 오르고

바람에 찢겨 한 잎씩

꽃은 돌아

흙으로 가데


가데

젊은 날

빛을 뿜던

아 저 모든 꽃들 가데.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봄 #목련 #만개 #지는ㅡ꽃 #2024_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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