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시든 모습과 지는 모습이
절정기의 순수한 모습과 대조되어
애처로운 목련입니다.
모든 꽃은 져서
씨를 품은 열매를 맺고
다음 봄에 우리 곁으로 회귀하지만,
사람들은
빛을 뿜던 젊은 날이 가면
디시는 그 모습으로
회귀하지 못하니
검버섯 가득 생겨
초라하게 지는 목련이
유난히 애처롭고 서럽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나의 지는 모습이
부디 목련을 닮지 말고
동백을 닮기를 기도하게 됩니다
회귀 / 김지하
목련은 피어
흰 빛만 하늘로 외롭게 오르고
바람에 찢겨 한 잎씩
꽃은 돌아
흙으로 가데
가데
젊은 날
빛을 뿜던 친구들 모두
짧은 눈부심 뒤에 남기고
이리로 혹은 저리로
아메리카로 혹은 유럽으로
하나둘씩 혹은 감옥으로 혹은 저승으로
가데
검은 등걸 속
애틋했던 그리움 움트던
겨울날 그리움만 남기고
무성한 잎새 시절
기인 긴 기다림만 남기고
봄날은 가데
목련은 피어
흰 빛만 하늘로 외롭게 오르고
바람에 찢겨 한 잎씩
꽃은 돌아
흙으로 가데
가데
젊은 날
빛을 뿜던
아 저 모든 꽃들 가데.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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