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발톱 Columbine
6월로 접어들면서
봄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긴팔 점퍼 같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아침에는 조금 싸늘한 기운에 걸치지만
낮에는 벗어야 하는 그런
옷 말입니다.
이제는 '지난'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야 할 것 같은 봄.
그 봄에 동네에서 사진에 담았던
매발톱꽃을 꺼냈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
좀처럼 속을 들여다보기 어려운 아이인데
조금 높은 화단에 심겨있어
아래에서 꽃 속을 잘 볼 수 있었습니다.
봄은 가도
꽃 사진은 남아
그 봄에 꽃들이 꾸었던 꿈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봄은 가도 / 김필연
봄이면 솟아오르는 꽃, 열꽃
그리움 속병 되어 터지는 꽃무리
응어리진 가슴에 열꽃으로 솟아
쿨럭일 때마다 후두두 흩어지는
열꽃, 꽃 부스러기
천 번도 더 읽은 해묵은 편지
천만번 어루만진 흑백사진
왜 사막처럼 단순하지 못했나
하루살이만큼만 천진했더라면
차오르는 그리움 그리움
흠 봄은 가도 그리움 남아
사람은 떠나도 열꽃으로 남아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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