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Rose
5월의 꽃 장미를 보러
한밭수목원에 갔었습니다.
장미꽃들이 막 피어나는
장미 화원엔 장미만큼이나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장미는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향기도 좋아
여성들의 향수로도 애용됩니다.
그런데 장미 화원에 들어섰는데도
기대했던 만큼 향기가 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아내도 요즘 꽃들은 향기가 없다고
자주 말하곤 합니다.
어쩌면 아름다운 모양을 위해
수많은 품종개량을 하는 중에
향기를 희생하고 모양을 발전시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환경오염이
공기 중 꽃향기를 약화시켰다고 합니다.
미국 버지니아대 환경과학과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150여 년 전에 비해
대기 중에 꽃향기가 90%나 감소했다고 합니다.
꽃향기가 바람에 실려 날아가다가
자동차가 배출하는 배기가스에 의해
분자구조가 바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배기가스 중 산화질소는
햇빛에 의해 분해되어 오존을 만들고,
꽃향기에 오존이 결합하여
꽃향기 분자가 파괴되어
향기를 잃게 된다고 합니다.
19세기 중반에는
꽃 향기가 사방으로 1 km 이상 날아갔지만,
오늘날 도시에서는
200 m ~ 300 m 정도밖에 날아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경험에 의하면
1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습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앞산에 아까시꽃이 피면
동네에 꽃향기가 가득하고,
밤꽃이 피면 밤꽃 향기가 코를 자극했는데,
요즘엔 향기를 거의 느끼지 못하니까요.
그래도 꽃의 여왕 장미가 있어
5월과 6월이 아름답습니다.
장미를 생각하며/ 이해인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 내어 울면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 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 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 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의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길이 열리네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웠던
나의 삶이
암호처럼 찍혀 있는
아름다운 장미 한 송이
`살아야 해, 살아야 해'
오늘도 내 마음에
불을 붙이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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