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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Jun 07. 2024

수목원에서-2

장미 Rose


5월의 꽃 장미를 보러

한밭수목원에 갔었습니다. 

장미꽃들이 막 피어나는 

장미 화원엔 장미만큼이나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장미는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향기도 좋아

여성들의 향수로도 애용됩니다. 


그런데 장미 화원에 들어섰는데도

기대했던 만큼 향기가 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아내도 요즘 꽃들은 향기가 없다고

자주 말하곤 합니다.


어쩌면 아름다운 모양을 위해

수많은 품종개량을 하는 중에

향기를 희생하고 모양을 발전시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환경오염이

공기 중 꽃향기를 약화시켰다고 합니다. 

미국 버지니아대 환경과학과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150여 년 전에 비해 

대기 중에 꽃향기가 90%나 감소했다고 합니다.


꽃향기가 바람에 실려 날아가다가 

자동차가 배출하는 배기가스에 의해 

분자구조가 바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배기가스 중 산화질소는 

햇빛에 의해 분해되어 오존을 만들고,

꽃향기에 오존이 결합하여 

꽃향기 분자가 파괴되어 

향기를 잃게 된다고 합니다. 


19세기 중반에는 

꽃 향기가 사방으로 1 km 이상 날아갔지만,

오늘날 도시에서는 

200 m ~ 300 m 정도밖에 날아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경험에 의하면

1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습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앞산에 아까시꽃이 피면

동네에 꽃향기가 가득하고,

밤꽃이 피면 밤꽃 향기가 코를 자극했는데,

요즘엔 향기를 거의 느끼지 못하니까요.


그래도 꽃의 여왕 장미가 있어

5월과 6월이 아름답습니다.




장미를 생각하며/ 이해인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 내어 울면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 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 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 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의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길이 열리네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웠던

나의 삶이

암호처럼 찍혀 있는

아름다운 장미 한 송이


`살아야 해, 살아야 해'

오늘도 내 마음에

불을 붙이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수목원 #장미 #향기 #한밭수목원 #5월의-장미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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