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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Jun 14. 2024

수목원에서-7

차이브 Chive


가는 꽃대위에

소복이 쌓인 보라색 눈송이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바람이 보라색 줄무늬를 남기고

스쳐 지나갑니다.


그리곤 오래전 좋아했던

사이먼 앤 카펑클(Simon & Garfunkel)이 부른

스카보로우 페어(Scarborough Fair)라는 곡이 떠오릅니다.


그때엔 잘 모르고 듣던 가사 중에는

'Parsley, sage, rosemary, and thyme'이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파세리, 세이지, 로즈메리, 그리고 타임 모두

서양 음식에 들어가는 허브식물들입니다.


물론 노래에서는

각각이 다른 의미의 은유로 쓰여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파슬리는 영적인 의미,

세이지는 오랫동안 변하는 않음을,

로즈메리는 추억과 정절을,

그리고 타임은 용기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차이브도 서양 음식에 들어가는 허브입니다.

생선이나 고기 요리에 주로 쓰이는데,

파슬리나 향신료의 여왕이라는 타라곤처럼

맛 좋은 허브의 하나로 꼽힌다고 합니다.


이제 6월의 달력도

벌써 반이 지나갔습니다.

차이브를 스치는 바람처럼

지나간 세월은

나에게 어떤 흔적을 남기고 갔는지

돌아봅니다.





6월의 달력/ 목필균


한 해 허리가 접힌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중년의 반도 접힌다
마음도 굵게 접힌다

동행 길에도 접히는 마음이 있는 걸
헤어짐의 길목마다 피어나던 하얀 꽃
따가운 햇살이 등에 꽂힌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수목원 #차이브 #사이먼_앤_가펑클 #스카보로우_페어 #6월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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