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어는 날
가까운 동네의 주택가에서
정원을 개방하는
동네 축제가 있었습니다.
풍선을 달아놓은 집에 가면
평소에는 닫혀있던 대문이 열려있고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가
정원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잘 꾸며진 정원도 있고
꽃이 많지 않은 소박한 정원도 있었지만,
동네를 산책하며
꽃구경 아니 꽃사진을 찍을 수 있어
저로서는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5월 날씨로는 유난히 더워
함께 간 아내와 외손녀가 힘들어해
산책은 조금 일찍 끝내고
가까운 화훼단지에 가서
꽃모종 몇 개를 사 오는 것으로
이날의 축제는 끝이 났습니다.
보여드리는 꽃은
풍차를 닮았다고 우리말로 '풍차꽃'이라고도 부르는
디모르포세카(Dimorphotheca)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풍차꽃을 오스테오스페르멈(Osteospermum)이라고도 부릅니다.
여러 곳을 찾아봐도 두 이름은 좀 헷갈립니다.
학명은 Dimorphotheca ecklonis
(학명은 보통 이탤릭체로 쓰는데
브런치 에디터는 이탤릭체를 지원하지 않아
밑줄 처리를 했습니다.)
그러니 디모르포세카라 부르는 게 맞나 봅니다.
어떤 자료에 의하면
디모르포세카는 한해살이고
오스테오스페르멈은 다년생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디모르포세카와는 달리
이 아이는 꽃잎이 접혀있습니다.
그래서 이 꽃을
'풍차꽃' 혹은 '풍차 디모르포세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저는 이 아이가
바람이 불면 잘 도는
바람개비를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람개비와 같은 흰 혀꽃 속에
푸른빛의 작은 꽃들이 모여있고
노란 작은 별 같은 꽃술도 보여
작은 우주를 보는 것 같이
신비롭고 아름답습니다.
혼자 도는 바람개비 / 김경중
학교가 파한 뒤
운동장에는
버려진 바람개비 하나
남아 있었다
바람개비는 혼자 돌다가
빈손을 흔들며 울고 있었다
마른 풀잎 몇 개가
함께 흔들리며
저녁햇살 두 세 올
풍금소리로 떨고 있었다
서산에 지던 해가
잠시 멈추어
돌다 지친 바람개비를
비춰주고 있었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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