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참나리꽃 핀 정원은
참 한가하고 여유롭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사진에 담으며
몇 년 전 제가 썼던 포토에세이의 일부를
다시 소환해 봅니다.
"이러한 모습을 사진에 담으며 이 순간이 지나면 다시는 똑같은 모습을 담아내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행복한 순간이 영원히 이어지기를 바랄 때도 있다. 누구나 아이들의 놀이처럼 '얼음' 하고 외치면 행복한 순간이 멈출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행복이란 순간순간의 작은 기쁨과 보람과 즐거움의 조각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퀼트와 같은 것일 지도 모른다. 이 여름 우리는 어떤 행복의 조각을 만들어 가고 있을까 생각해 본다.
그래서 독일의 패션 디자이너이며 사진작가인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는 "내가 사진에 대해 좋아하는 것은 사진은 영원히 사라져 버리는 순간을, 그리고 재현이 불가능한 순간을 잡아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시 여름은 오겠지만
그 여름은 오늘과 같은 여름은 아니겠지요.
무덥고 힘든 여름날이지만
일생에 한 번밖에 없는 매일매일이
소중한 이유겠지요.
여름날 / 김사인
풀들이 시드렁거드렁 자랍니다
제 오래비 시누 올케에다
시어미 당숙 조카 생질 두루 어우러져
여름 한낮 한가합니다
봉숭아 채송화 분꽃에 양아욱
산나리 고추가 핍니다
언니 아우 함께 핍니다
암탉은 고질고질한 병아리 두엇 데리고
동네 한 바퀴 의젓합니다
나도 삐약거리는 내 새끼 하나하고 그 속에 앉아
어쩌다 비 개인 여름 한나절
시드렁거드렁 그것들 봅니다
긴 듯도 해서 긴 듯도 해서 눈이 십니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098325053/summer-2024-14-by-yong-ki-park
#여름 #참나리 #Tiger_lily #여름_정원 #소중한_매일 #202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