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에키네시아 꽃 위에
네발나비 한 마리가
달콤한 브런치를 즐기고 있습니다.
네발나비는 언뜻 보면
다리가 6개가 아닌 4개만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앞다리 2개가 매우 짧게 퇴화되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날개를 접으면 가을 나뭇잎을 연상시키는 무늬가 있지만,
날개를 펼치면 치타를 닮은 점박이 무늬가 나타납니다.
그런데 잘 보면
에키네시아에는 나비뿐만 아니라
손님 하나가 더 있습니다.
다리가 긴 거미 한 마리도
여름 햇볕을 피해
꽃우산 속에서 쉬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나비에게는
조금 아슬아슬한 순간이지만,
꽃이 있어 모든 것들이
평화롭고 아름답게 공존합니다.
모든 걸 내어주고 베풂이
자신에게도 득이 되는
꽃을 보면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되는 8월입니다.
꽃과 나비처럼/남정림
자국 하나 남기지 않고
사뿐사뿐 다가가고 싶었죠
꽃의 핑크빛 떨림이
가을 아침처럼 해맑게 깨어나도록
보드라운 대롱 가득
꿀 향기를 담아주고 싶었죠
황홀한 점박이 무늬가
여린 나비 등에서 곱게 펼쳐지도록
꽃과 나비처럼
귀한 우리의 인연이
비단 실타래처럼 감미롭게 풀어져
지구의 숲 끝자락까지 닿기를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098276054/summer-2024-13-by-yong-k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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