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정원에는
붉은색, 분홍색, 흰색, 보라색 등으로 장식한
나비들이 가득합니다.
멀리서 보면 나비들이 앉아있는 꽃처럼 보여
풍접초(風蝶草)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바람에 흔들리며 피어있는 모습이
새색시의 머리 위에 얹혀있는 족두리를 닮았다고 해서
족두리꽃으로도 불립니다.
학명은 Cleome spinosa
영어로는 spider flower(거미꽃)로 불립니다.
각 개별 꽃들이 시든 후에도
긴 자루의 꽃대에 남아있는 꽃술이
거미의 다리와 닮았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인 한해살이풀꽃입니다.
박쥐가 많은 지역에서는
박쥐에 의해 수분이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벌과 나비에 의해
꽃가루가 옮겨집니다.
풍접초에는 속세의 청년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선녀의 사랑에 얽힌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늘나라의 선녀가
잠시 지상에 내려와 사람들이 북적이는
시장을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외모가 준수한 한 청년과
옷깃을 스치며 마주쳤습니다.
그런데 하늘에 가서도
그 인연을 잊을 수가 없어
상사병에 걸려 야위어 갔습니다.
이 사정을 알게 된 친구 선녀가
그 청년과 스쳤던 옷을
땅으로 버리라고 일러주었습니다.
그 옷이 떨어진 자리에
선녀의 향기가 스며있는
이 꽃이 피어났다고 합니다.
박의용 시인은
조금 다른 버전의 이야기로
시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모두 애처롭고
아련한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덥지만 아름답게 피어난 풍첩초 속에서
선녀의 향기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풍접초/ 박의용
옛날 선녀와 옷깃을 스친 한 청년이
선녀를 그리워하며 야위어 가매
하늘에서 선녀가
이를 보기 안타까워하며
자신이 스친 옷을 벗어
땅으로 던지니
그 자리에서 핀 꽃이
풍접초라
그리움도 절실하면
병이 되듯이
안타까움도 맘에 닿으면
현실이 되는가
족두리 쓴 신부 되어 청년을 달래니
그 뜻이 가상하구나
시기와 질투가
만연한 세상에서
그 절실함과 안타까움이 이루어져
족두리꽃으로 환생하니
신부 머리에서 아름답기만 하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098220751/summer-2024-12-by-yong-k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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