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봉오리 bud of water lily
힘겹던 8월이 가고
무언가 가을 냄새가 나는 듯한 9월입니다.
새벽엔 제법 시원한 느낌이 들어
걷어차고 자던 얇은 이불을
슬며시 끌어당겨 덮게 됩니다.
하지만 한낮으로는
여전히 강렬한 여름 햇살이
따갑게 맨살에 꽂힙니다.
가는 계절과 오는 계절의 줄다리가
한동안 이어지겠지요.
어쩌면 그래야 사람들이
편안하게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이할 준비를 할 테니까요.
안재동 시인도 9월을
여름과 가을의 징검다리라 말합니다.
세상은 늘 이렇게
아날로그적으로 변하는데도
요즈음 사람들은 디지털 세상을 살다 보니
참 피곤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에 잠긴 듯
오므리고 있는 수련 봉오리도
천천히 꽃잎을 펼치며 피어나는데....
9월 / 안재동
징검다리는
흐르는 물살에 잘 버텨야 한다.
자칫 중심을 잃어 제자리를 이탈하거나
급류를 이기지 못해 떠내려가기라도 하면
사람들의 미움을 한 몸에 받게 된다.
여름과 가을 사이에서 9월은
최대한 편하고 좋은 징검다리가 되려 애쓴다.
사람들은 심성 고운 그런 9월을 사랑한다.
길목을 지키는 존재란
으레 긴장되고 분주하게 마련이지만
가을의 길목에 선 9월은
언제나 자신을 자랑스러워한다.
풍성한 들녘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즐거운 마음을
선선한 공기를 들이켜는 사람들의 싱그러운 호흡을
푸르른 하늘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반짝이는 눈동자를
잘 알기 때문이다.
9월의 들녘에선
여름내 살쪄 올라 사람들을 뒤뚱거리게 했던
무료와 권태의 비계 덩이들이
예리하게 날 다듬은 낫이며 호미로
부지런히 움직이는 농부들의 힘찬 손길에
뭉텅뭉텅 떨어져 나가고 있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099693392/summer-2024-24-by-yong-k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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