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접시꽃 Hollyhock double flower
여름날 화원에서 만났던
흰색 겹접시꽃입니다.
작은 화분에 심겨있던
자그마한 이 아이가 예뻐서
그 앞에 앉아 사진에 담았습니다.
이제 접시꽃도 우리 곁을 떠나갔고
그 여름도 떠나가고 있습니다.
한여름 뙤약볕에 힘겨워하던 꽃들이
다시 생기를 찾고 마지막 힘을 내보는 9월.
성급한 나뭇잎들은 벌써
가을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여름과 가을이 교차하는 아침저녁엔
마음속에도 스산한 바람이 스칩니다.
9월이 오면
마음속에서도 벌써
이별이 시작되나 봅니다.
9월의 시/ 문병란
9월이 오면
해변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된다
나무들은 모두
무성한 여름을 벗고
제자리에 돌아와
호올로 선다
누군가 먼길 떠나는 준비를 하는
저녁, 가로수들은 일렬로 서서
기도를 마친 여인처럼
고개를 떨군다
울타리에 매달려
전별을 고하던 나팔꽃도
때묻은 손수건을 흔들고
플라타너스 넓은 잎들은
무성했던 여름 허영의 옷을 벗는다
후회는 이미 늦어버린 시간
먼 항구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되고
준비되지 않은 마음
눈물에 젖는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099847273/already-september-1-by-yong-k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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