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레옥잠 Pontederia crassipes
여름이면 고향인 열대 혹은 아열대 아메리카를 그리워하듯
예쁜 꽃을 피우는 부레옥잡입니다.
물 위에 떠서 자라는 수생식물로
물고기의 몸속에 있는 공기주머니인 '부레'와
옥잠(玉簪, 옥비녀)을 합쳐 만든 이름입니다.
즉 물 위에 떠 있는 옥으로 만든 비녀 같이 예쁜 꽃이라는 뜻이겠지요.
수생식물이지만 흙에서도 잘 자란다고 합니다.
그만큼 번식력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문제가 되는 식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의 오염을 정화할 목적으로
부레옥잠을 식재했는데
무시무시할 정도의 번식력 때문에
오히려 골칫거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일반 꽃처럼 유성생식에 의해 번식하지만,
줄기를 옆으로 뻗어 새로운 뿌리를 내리면서 번식하는
무성생식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번식이 심한 지역에서는
줄기와 뿌리가 서로 얽혀
수면 밑으로 빛이 들어가지 못하게 가려
수중식물과 미생물들이 광합성을 할 수 없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수중 생태교란 식물로 지정되어
2016년 유럽 연합에서는 판매가 금지되었다고 합니다.
학명은 Pontederia crassipes
영어로는 (common) water hyacinth로 불릴 정도로
꽃은 참 예쁩니다.
안타깝게도 꽃은 하루만 피었다가 시듭니다.
꽃말은 '조용함, 침착, 승리' 등이 있습니다.
9월인데도 최고 기온은 섭씨 35도 그리고 열대야!
이거 실화?
평생 겪어 보지 못한 길고 더운 여름입니다.
비록 생태교란 식물이라고는 하지만,
작은 물 항아리에서 가볍게 몸을 띄우고
예쁜 꽃을 피우는 부레옥잠이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아마도 꽃이 아름아워
사람들 곁에 오래 머물러 있게 될 것 같습니다.
부레옥잠 / 조동례
주머니엔 공기를 담고
평생 물 위에 떠돌며 살아야 한다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피도 눈물도 아닌 물에 목숨 걸었다
머무르고 싶은 순간마다
땅에 닿지 않으려
깊은 만남을 절제하는 뿌리들
가진 것 없이 떠도는 삶에도
생이 뒤집히지 않는 것은
비워 가벼운 공기주머니 때문인데
가벼운 삶에는
뼈가 없구나
가지가 없구나
피눈물 말라가도
목마른 적 없구나
남의 허물 뒤집어쓰며
몸 나투어* 물을 정화하더니
초록이 타는 한여름 어느 날
비로소 드러난 은둔이여
공기주머니 하나에
생사를 여읜 수행자가
습득한 연보랏빛 해탈꽃
* 나투다: 불교에서, 부처가 깨달음이나 믿음을 주기 위하여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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