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산 Lycoris radiata/ Red magic lily
가을이 시작되면
저를 부르는 꽃이 있습니다.
석산(石蒜) 혹은 꽃무릇이라고도 부르는 꽃입니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석산'이 정식명칭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알뿌리가 돌(石)처럼 단단한 마늘(蒜) 같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알뿌리는 독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꽃이 화려한 무릇이라는 뜻으로
꽃무릇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석산의 산(蒜)이 마늘을 뜻하기도 하지만
무릇을 뜻하기도 합니다.
꽃이 지면 가늘고 긴
맥문동을 닮은 잎들이 나와 겨울을 보내고
다음 해 여름이면 시든 후
가을에 꽃대를 올려 꽃을 피우기 때문에
상사화(相思花)라 부르기도 하는데
백합과 비슷한 여름에 피는 상사화와는
같은 속이긴 하지만 다른 꽃입니다.
학명은 Lycoris radiata
속명인 Lycoris(리코리스)는 상사화 같이
로마 여배우이자 안토니우스의 연인이었던
리코리스를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이름입니다.
종소명 radiata는 라틴어로 '바퀴의 살'을 뜻합니다.
꽃 모양이 바퀴의 살처럼 방사형으로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꽃 모양이 크고 방사형의 입체라
사진에 잘 담기가 어렵습니다.
더욱이 저처럼 가까이에서 접사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외부의 꽃술과 내부의 꽃잎을
모두 선명하게 담아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도 가을을 시작하면서
붉게 피어난 석산을
정성스럽게 사진에 담는 일은
이 가을을 아름답게 맞으려는
저의 의식 같은 행위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석산꽃 / 박형준
한 몸속에서 피어도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해
무덤가에 군락을 이룬다
당신이 죽고 난 뒤
핏줄이 푸른 이유를 알 것 같다
초가을
당신의 무덤가에 석산꽃이 가득 피어 있다
--나는 핏줄처럼
당신의 몸에서 나온 잎사귀
죽어서도 당신은
붉디붉은 잇몸으로 나를 먹여 살린다
석산꽃 하염없이 꺾는다
꽃다발을 만들어주려고
꽃이 된 당신을 만나려고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102113697/feelings-of-autumn-11-by-yong-k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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